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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ook

/김용택/ 풍경일기

by 달이  2006. 1. 11.
오랫만에 맘에 드는 책을 읽다. 울 마눌님이 좋아라 하는 김용택 아저씨의 풍경일기 _봄,여름,가을,겨울
마눌님의 일기 참조



시골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중이면서, 아이들과의 생활 그리고 시골에서의 한적한 생활을 아주 맛깔나게 쓰다.
태생이 촌놈이라 그런지 하나하나 예시나 그 느낌이 오래전 내 고향으로 돌아간듯한 착각을 들게 해서 더 아찔했나 보다. 철없는 아이들 얘기들은 내 친구들을 보는거 같고 느긋한 산야들은 이젠 제 모습을 잃어버린 내고향의 작은 언덕배기를 보는거 같아서, 내가 능력이 있다면 내 고향도 저렇게 글로 이쁘게 포장을 해보고 싶은데..


그리고 주명덕님의 아주 일상적인 사진들.
어찌 보면 발로 찍은듯한 사진인것 같으면서도 시골의 정서나 아련한 그 느낌이 제대로 묻어나는... 나도 저런 사진을 찍고 싶은데.. 잘 안된다.
프레임에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던데, 늘 카메라를 들이대고 보면 이것저것 잡다한것들을 마구마구 집어 넣게 되더라구..
근데 이 아저씨 사진은 정말 아무것두 없어.. 그냥 보이는걸 찍은거지..
사진찍을때의 그 생각과 느낌이, 아무런 해석없이 나한테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...


그리고, 문고판크기라서 갖고다니면서 읽기 참 편했다는..
좋은 책 자알 봤습니다


그런적은 없는가
아내들이여! 그리고 남편들이여! 그러므로 그 둘이 하나여!
당신은 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당신의 남자가 출근할때 그 쓸쓸한 등을 보며 한번쯤은 눈시울을 적시어 보았는지, 그리고 직장일이 끝나는 즉시 달려가 아내를 보면 새로 반갑고 괜히 행복해 한 적은 혹 없었는지.

_겨울雪 (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집) 中에서


이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이름이 있듯이 그래서 이 세상 모든 꽃들도 다 이름이 있다. 그러하니 이 나라 산야에 피어 있는 꽃을 보고 이름 없는 꽃이리 하지 마라. 이름 모를 꽃이라는 말이 맞다.
_봄花 (누구를 만나야 인생이 아름다울까) 中에서

징검다리
내 스스로 징검돌을 건너뛰어 징검다리를 처음 다 건넜을때의 그 기끔은 내 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. 강을 건너가 마을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몰아쉬던 그날을 어찌 잊겠는가
_여름雨 (그숲에 당신이 왔습니다) 中에서

인수의 글을 '획'하나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옮긴다. 제목은 <나무입>이다
나무입은 가을이 대면 나무입이 물들고 또 빨깍색도 있고 또 노랑색도 있고 또 업어가지 모양이 있다 또 나무입은 나무에서 떠어지면 나겹이 대고 또 아저씨들이 나무입을 태운다

나는 평생 이 아이들 속에서 살았다. 나는 행복하다. 나만큼 행복한 사람이 있으면 지금 당장 손들고 나와봐라.
_가을葉 (사람은 무엇으로 자라는가) 中에서